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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닷컴(도깨비 뉴스) 2008.05.15] '춤태풍 난 대한민국' 태풍의 눈을 만나다

깐델라 소식

by 깐델라 2008. 5. 15.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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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태풍 난 대한민국’ 태풍의 눈을 만나다


장바구니를 들고 카바레를 찾아 "슬로우 슬로우 퀵퀵"을 외쳐대던 아줌마들의 춤바람이 건전한 여가생활로 자리 잡으면서 새로운 붐을 일으키고 있다.
 
이런 분위기에 맞춰 지난해 무한도전 멤버들이 도전했던 댄스 스포츠편과 2007 MBC 연예대상에서 선보였던 MC 이혁재의 라틴댄스 공연 등이 이런 춤바람 붐을 가중시키기도 했다.
 
 여세를 몰아 최근에는 직장인들이 퇴근 후 댄스 교습소를 찾고 있기도 하다. 가슴 속에 감춰뒀던 자신의 '끼'를 발산하는 동시에 춤을 통해 새로운 자신을 발견하기도 한다. 이런 풍조로 인해 춤은 더 이상 색안경을 끼고 보는 대상이 아니다.


▲무한도전 댄스스포츠편.


도깨비뉴스가 만난 이 사람 역시 건전한 춤바람에 사로잡혀 직장도 그만두고 춤의 길로 나서버린 사람이다. 바로 살사댄스 경력 10차에 접어든 현필환(37)씨. 그는 한때 잘나가던 대기업 과장 자리를 목전에 두고 회사에 사표를 냈다. 바로 살사 때문이다.
 
 취미로만 해오던 살사댄스를 본격적으로(?) 하기 위해 춤판을 벌이기로 작정했기 때문이다. 살사댄서 현필환씨를 14일 서울 강남에 위치한 그의 댄스 교습소에서 만나 살사댄스의 의미와 댄스 노하우를 들어봤다.

 

- 살사댄스 경력이 어떻게 되나요?
 살사를 시작한지는 10년이 됐어요. 우리나라에 살사가 들어온 것이 97년인데 저는 그해 겨울에 시작했죠. 거의 초창기에 시작한 거죠. 원래 춤에 관심이 많아서 취미생활로 시작했어요. 대학교 시절 재즈댄스를 배우고 싶었지만 그 당시에는 학원이 별로 없었죠. 그래서 살사가 처음 우리나라에 들어오고 나서 살사를 배웠습니다.

- 처음 우리나라에 살사가 들어왔을 때 사람들은 어떤 반응이었나요?
 처음에는 폭발적이었어요. 그 당시 여가생활에 대한 인식이 일어나면서 살사에 대해 많은 관심들이 쏟아졌어요. 방송과 인터넷을 통해서 공연 문의와 인터뷰 요청이 쇄도했죠. 재미있었던 일화는 그 당시 살사클럽이 강남에 딱 하나 있었어요. 거기서 주말 무료강습을 한 적이 있는데 진짜 조그만 클럽이었는데도 사람들이 150명씩 꽉 들어차곤 했어요. 무대 위에 서면 사람들 발이 안보일 정도였어요.(웃음)
 
- 살사를 하다 보면 운동도 자연스럽게 될 것 같은데요?
 살사를 계속 배우면 유산소 운동의 효과를 내죠. 근력도 많이 키워주고 자세도 바르게 되요. 뚱뚱했던 분들은 줄고 적었던 분들은 탄탄해 지는 운동 효과를 낼 수 있어요.



- 살사를 출 때 지켜야 하는 매너는 어떤 것인가요?
 살사클럽에서는 지켜야 할 에티켓과 문화가 있어요. 본인이 살사를 잘 춘다고 못하는 사람을 무시하는 경우가 있어요. 남녀가 같이 춤을 추는데 상대방을 무시하면 감정이 상할 수도 있어요. 상대를 배려해야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해요. 커플댄스 이지만 각자가 배웠던 방식이 있기 때문에 좀 더 유연한 마음으로 추는 것도 중요하죠. 또 클럽 갈 때는 의상을 신경 써야 해요. 파티 분위기에서 초라한 모습은 예의가 아니겠죠? 여성분들 같은 경우는 이효리 같은 스타일이면 베스트죠.
 
- 살사를 부담스럽게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아요.
 살사는 스텝과 턴이 기본동작이기 때문에 부담스럽지 않아요. 보통사람도 쉽게 할 수 있죠. 살사 레벨이 올라 갈수록 부담스러운 동작도 하지만 다른 춤에 없는 동작들을 해요. 그런 부분이 또 매력적으로 느껴지기도 해죠.
 
- 살사댄스의 기술에는 어떤 것이 있나요?
 기본적으로 걷고 돌고 하는데 기술이라고 하면 여자를 돌려서 받던지 턴을 여러 번 한다던지 해요. 쉽게 생각해서 아이스 스케이팅하고 비슷한 부분이 많아요. 또 살사가 재미있는 것이 남녀가 서로 춤을 출 때 음악을 다르게 해석할 수도 있어요. 서로 다르게 해석해서 다른 춤을 췄다면 전혀 다른 동작이 나와 신선하게 다가올 수도 있고요. 내가 받은 느낌과 상대방의 느낌을 서로 공유하는 재미가 있어요.





- 사람들이 살사에 대한 선입견도 있을 것 같아요.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살사하면 열정적이고 '끼' 있는 사람들만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오히려 끈기 있고 조용한 사람들이 더 오래하고 잘하죠. '끼'가 있는 사람들은 빨리 배우기는 하지만 발전적이지 않아요. 오히려 겉으로는 얌전해 보이는 사람들이 감춰놨던 '끼'를 발산하면 살사를 더 발전적으로 출 수 있어요. 보통 쉽고 편하게 하는 운동 테니스처럼 살사도 편하게 하는 것이 좋아요.
 
- 당시 잘나가는 회사를 그만두고 살사댄스 강사로 전향하셨어요.
 직장 생활을 7년 동안 했어요. 살사 학원을 시작하면서 직장을 관뒀죠. 처음에 살사를 배울 때는 직장 생활과 살사 학원을 5년간 평행하면서 다녔어요. 낮에는 직장 밤에는 살사학원이요. 그러다 회사를 다닌 지 2년차가 됐을 때 IMF가 왔어요. 그러면서 평생직장이라는 개념이 없어졌죠. 동료들이 벤처기업으로 나가기도 하고 창업을 하기도 했어요.
 그러면서 저도 심각하게 고민을 해봤죠. '과연 어떤 직장 생활을 해야 하는가'에 대해서요. 그러다 과장으로 진급할 시점에서 회사를 그만두고 나왔죠. 살사를 배울 때 취미로 시작했지만 스스로 살사에 대해 진지해 지니까 좋아하는 것을 하면서 사는 것도 괜찮다 싶었어요. 또 젊었으니까 언제든 다시 새로 시작할 준비가 되어 있었고요.

- 주변사람들의 반대도 심했을 것 같아요.
 직장을 그만 뒀을 때 저는 결혼을 한 상태였어요. 양가 부모님께 말씀드리지 않고 무작정 사표를 내고 나왔어요. 제 아내도 살사를 추는 사람이었기 때문에 가능했었죠. 친구들도 걱정을 많이 해줬지만 반면에 부러워하는 친구들도 많았어요. 취미로 하던 것을 일로 전향한다고 하니까요. 어렸을 때 친구들은 의아해 하기도 했어요. 제가 춤을 추거나 나서는 성격이 아니었거든요.



- 직장을 그만두고 직업을 전향할 만큼 살사가 가지고 있었던 매력은 뭔가요?
 살사가 처음 들어왔을 때는 여가생활이 넉넉하지 않았어요. 요즘엔 홍대클럽이나 힙합문화가 많지만 그 전 까지만 해도 춤 하면 카바레를 떠올리는 사람들이 많았어요. 하지만 살사는 전혀 다른 문화였어요. 이제는 50대까지 다양한 연령이 즐기지만 당시에는 연령대도 20대 초반에서 30대 중반의 사람들이 즐겼고 전 세계적으로도 유행하는 춤이었어요. 음악도 색달랐죠. 라틴 음악 이라는 것이 흔하지도 않았잖아요? 마치 영화 '카리브 해의 낭만'처럼 낭만적이고 느낌이 있는 춤이에요.
 
- 살사 파트너였던 분이 지금의 부인이 되셨어요.
 연애를 할 때 똑같은 관심 분야가 있으니까 살사에 관련된 데이트를 해요. 레슨을 같이 받고 공연준비도 하니까 자연스럽게 데이트로 이어졌어요. 강사 처음 시작할 때 어려운 부분이 있으면 이야기도 하고 많이 힘이 되요. 처음에 회사를 관둔다고 하니까 불안하지만 오랜 시간 같이 있을 수 있고 좋다고 하더라고요.(웃음) 제가 학원을 운영하면서 한달 정도 이탈리아로 연수를 갔다 왔어요. 일반적인 부부 같은 경우에 혼자 춤을 배우러 외국에 간다고 하면 이해를 못하겠지만 같은 춤을 추는 사람이기 때문에 이해를 해줬어요. 미래를 위한 투자라고 생각하고 퇴직금을 모아서 갔죠. 그 후 아내와 함께 뉴욕으로 연수를 가기도 했어요.

- 살사댄서로서 자부심이 있다면요?
 우리나라의 새로운 문화 전도사라고 생각해요. 우리는 살사를 일명 '감성노화방지'라고도 해요. 살사를 하면 젊게 살고 표정도 느낌도 살아나요. 살사 이외에도 문화생활 자체에 관심이 많아지기도 해요. 살사를 하다보면 라틴 아메리카 쪽으로 관심도 가지게 되고 외국에 나가면 살사클럽을 찾아 외국인들과도 빨리 소통할 수 있어요. 대표적으로 '미녀들의 수다'에 출연한 따루가 그래요. 따루가 저희 학원에 다녔는데 따루처럼 한국 사람하고 어울리고 외국인과 친해지게 될 기회가 자연스럽게 생기죠. 이런 식으로 외국인 친구도 많아져요. 앉아서 이야기 하는 것 보다 빨리 친해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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