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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2008.1.30] 춤이 일상을 춤추게 해요, 와우~

깐델라 소식

by 깐델라 2008. 1. 30.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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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이 일상을 춤추게 해요, 와우~

동아일보|기사입력 2008-01-30 03:17 |최종수정2008-01-30 09:14


[동아일보]

■ 춤바람에 신바람 난 사람들

24일 오후 9시 서울 강남구 선릉역 근처의 살사댄스 교습소 ‘깐델라’. 10여 명의 남녀가 흥겨운 음악에 맞춰 살사를 추고 있었다. 

대부분 근처 회사에 다니는 직장인들로 퇴근하자마자 교습소로 달려왔다. 박초롱(29·여) 씨는 10개월 전부터 살사의 매력에 흠뻑 빠졌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춤으로 풀어요. 살사는 혼자가 아니라 커플 또는 여러 명이 함께 추죠. 그러다 보면 춤뿐만 아니라 사람이 좋아서 더욱 춤에 빠지게 됩니다. ‘중독’이 될 수밖에 없어요.”

같은 날 비슷한 시간 강남구 역삼동의 댄스스포츠 연습실 ‘턴 바’. 자이브 음악이 홀 가득 울려 퍼지고 있었다. 댄스스포츠 동호회 ‘아댄스(I Love Dance)’ 회원 70여 명은 땀범벅이었다. 이 동호회 운영진 정다운(29·여) 씨의 얘기다. 

“음악에 맞춰 격렬하게 춤을 추고 나면 모든 스트레스가 사라져요. 몸매가 좋아지는 것은 덤이죠. 춤을 통해 삶의 활력을 얻기 때문에 춤을 멈출 수 없어요.”

춤에 중독된 사람들이 늘고 있다. ‘제비’나 ‘사모님’을 연상케 하는 음습한 지하의 춤이 아니다. 사람들은 춤을 통해 삶의 활력을 찾고 있다. 

○ “사무직 회사원이 대부분… 20, 30대 많아져”

최근 한 방송사의 오락 프로그램에서 댄스스포츠를 소재로 다루자 이 춤에 대한 누리꾼의 관심이 폭발했다. 그러나 이 프로그램이 춤에 대한 대중적 관심을 불러일으키기 전부터 이미 춤은 전국적으로 빠르게 세력을 확장하고 있었다. 주말이 되면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청담동 역삼동 등 댄스 바에는 춤 마니아들이 몰려들고 있다.

‘깐델라’의 현필환 사장은 “직장인 수강생이 주류를 이룬다”면서 “프로그래머, 웹디자이너, 사무직 근로자 등 하루 종일 책상 앞에서 근무를 하는 직장인 중에서 춤을 배우려는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 

가장 인기 있는 춤은 댄스스포츠로 분류되는 춤이다. 이도웅 대한댄스스포츠협회 회장은 전국적으로 100만∼200만 명의 댄스스포츠 인구가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댄스스포츠는 아직까지는 40대 중장년층 인구가 더 많다. 그러나 최근 20, 30대 젊은 층의 참여가 활발해지고 있다.

댄스스포츠에는 왈츠, 탱고, 자이브, 삼바, 차차차, 룸바 등 10여 종류가 있어 선택이 가능하다. 살사, 힙합, 에어로빅은 댄스스포츠 분야에 포함되지 않고 독립된 춤으로 인정받고 있다. 최근 인기가 높은 살사는 20만∼50만 명이 즐기는 춤이다. 

○ “카바레 다니느냐는 농담 화나지만 그래도 멈출 수 없죠”

춤은 천박하다? 아직도 남아있는 춤에 대한 대표적인 편견이다. 그래서 춤추는 사람들은 억울하다. 서울지역 대학생들의 댄스스포츠 동호회 ‘댄스 포에버’에서 활동하고 있는 윤은지(19·여) 씨의 항변이다. 

“댄스스포츠는 격식과 격조가 모두 갖춰진 춤이죠. 그런데도 노출이 좀 있다고 해서 오해를 하는 사람들이 많아요. 엄마는 제가 춤추는 것을 좋아하는데 아빠는 춤바람 났다고 싫어하세요. 속상하죠.”

남자가 춤을 추면 “카바레 다니느냐”는 농담이 나온다. 살사 댄스를 1년째 배우고 있는 양진영(33) 씨는 그런 말을 들으면 화가 난다. 그래도 양 씨는 춤을 그만둘 수 없다.

“남을 의식하지 않고 자유롭게 나를 표현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춤입니다. 새로운 기술에 도전해 성공하면 성취감을 느끼죠. 직장생활에도 자신감이 생깁니다.”

○ 3∼6개월 배우면 초보 탈출… 6개월 더 하면 “좀 추시는군요”

힙합의 경우 40대 이후에는 웬만한 체력을 갖추지 않고서는 도전하기 힘들다. 그러나 나머지 춤은 나이나 체력조건에 맞게 즐길 수 있기 때문에 시도하는 데 부담이 없다. 댄스스포츠 학원, 교습소, 동호회 연습실은 주로 서울 강남 지역과 홍익대 주변에 몰려 있다. 대부분 초급자를 대상으로 강의를 진행한다. 춤의 종류별로 수십 개의 동호회가 인터넷에서 활동하고 있다. 따라서 자신이 원하는 춤을 선택해 해당 동호회에 가입하는 것도 좋다.

교습소는 대체로 주 1, 2회 강의를 진행한다. 비용은 월 10만∼15만 원 선. 연습복과 신발 등의 장비를 마련하는 데 5만∼15만 원이 든다. 춤에 따라 다르지만 3∼6개월 배우면 초보자 수준은 벗어난다. 6개월 정도 더 배우면 “춤 좀 춘다”는 소리를 들을 만하다.

김상훈 기자 corekim@donga.com

※ 이 기사의 취재에는 본보 대학생 인턴기자 장용욱(25·한국외국어대 영어학과 4년), 김우영(26·고려대 경제학과 4년) 씨가 참여했습니다.



■ 3박자 딱 맞는 운동, 춤

테니스 수준 운동량에

부상 염려 적고, 재미 만점


흥미 있는 실험 하나.

자유롭고 자발적으로 운동한 집단(A)과 강제로 운동을 시킨 집단(B)의 운동 후 신체 변화를 분석했다. 그 결과 B 집단은 A 집단보다 높은 스트레스 반응을 보였다. 면역 능력도 떨어졌고 DNA 손상 정도도 심했다.

이는 ‘운동은 모두 건강에 좋다’는 통념이 틀렸다는 사실을 입증한다. 때로는 이를 악물고 러닝머신에서 1시간을 달리는 것이 건강에 해로울 수 있다는 얘기가 된다. 춤의 건강효과에 주목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춤이야말로 자유롭고 자발적인 운동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춤의 운동효과는 어떨까. 

보통 운동량이나 운동강도를 측정할 때 ‘MET’를 비교한다. ‘MET’란 어떤 동작을 할 때 흡수되는 산소량을 말한다. 편히 쉬면서 휴식을 취할 때의 산소섭취량을 1MET로 잡고 나머지 운동의 MET 수치를 비교하는 것이다. MET 수치가 높을수록 운동효과도 높다. 

볼링은 2∼4, 골프는 2∼3(만약 골프가방을 직접 운반한다면 4∼7), 탁구는 3∼5MET이다. 춤은 자전거타기, 테니스, 스키 등과 비슷한 3∼8MET이다. 춤의 운동 강도가 낮지 않은 것. 춤을 다이어트 용도로 활용해도 괜찮은 이유다.

게다가 춤의 종류는 다양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만성질환자라고 해도 낮은 강도의 춤을 고르면 된다. 이 때문에 아직 대중화되진 않았지만 일부 의원에서는 ‘댄스치료’까지 도입한 상태다.

서울아산병원 스포츠건강의학센터 진영수 교수는 “춤은 체력 향상과 건강 증진, 안전성 등 세 가지 측면 모두에서 가장 적합한 운동”이라고 말했다. 

진 교수에 따르면 춤은 심폐지구력, 근력, 근지구력, 유연성을 강화하는 데 좋다. 특히 나이가 들수록 춤을 추면 좋다. 신체에 무리가 가지 않는 수준에서 순발력, 민첩성, 근력이 모두 좋아진다.

한마디로 춤을 마다할 이유가 없다. 음악을 틀고 흔들어 보자.
김상훈 기자 corekim@donga.com


"세상을 보는 맑은 창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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