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경향신문 2006-6-14] 깐델라 벨리댄스팀 시청앞 응원리허설

깐델라 소식

by 깐델라 2006. 6. 14. 11:57

본문

[월드컵]한밤의 감동 드라마 “대~한민국” 
입력: 2006년 06월 14일 02:16:07 


붉은 물결 독일월드컵 한국과 토고전이 열린 13일 밤 서울 광화문 4거리에 30여만명의 시민들이 모여 응원전을 펼치고 있다. 서성일 기자

붉은 광장이 다시 함성으로 뒤덮였다. 

한번의 탄식끝에 터져나온 두번의 환호. 

4년전의 감격이 고스란히 되살아났다. 

거리엔 다시 “대~한민국” 함성이 메아리쳤다. 

2006년 독일월드컵 토고전이 벌어진 13일 전국은 태극전사들이 만들어낸 ‘붉은 마법’에 빠져들었다. 

선수도, 감독도, 경기장도 바뀌었지만 응원만은 변하지 않았다. 장롱속에 고이 모셔둔 그때 그 붉은 티셔츠를 입고 삼삼오오 광장으로 모인 시민들은 목이 터져라 끝까지 “대~한민국”을 외쳤다. 

울다가, 웃었고, 그리고 하나가 되었다. 

대한민국의 전매특허가 된 ‘대규모 길거리응원’의 저력은 이날도 유감없이 발휘됐다. 전반 31분 토고의 쿠바자에게 일격을 당했을 때 잠시 탄식이 흘러나왔지만 ‘12번째 선수들’은 아랑곳 않고 대표팀을 끝까지 성원했다. “대~한민국” 함성은 끊이지 않았고 “괜찮아” 연호소리도 터져나왔다. 

그라운드의 선수들은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후반 9분 만에 이천수의 그림같은 프리킥이 토고 골네트를 가르는 순간 붉은 광장은 다시 승리의 환호로 폭발했다. 


환희 13일 서울 광화문 4거리에서 응원하던 시민들이 후반 27분쯤 안정환의 역전골이 터지자 환호하고 있다. 김정근 기자

상암경기장에 가족과 응원온 직장인 김정일씨(34)는 “4년전 폴란드와의 개막전이 생각날 정도로 통쾌한 경기였다”며 “이왕이면 더 큰 점수차로 이겼여야 했는데…”라고 말했다. 집에서 가족과 함께 응원한 손아람씨(33)는 “전반전이 끝났을 때 지는 줄 알고 TV를 껐다가 후반 이웃집의 환호성에 다시 켰다”며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선수들과 국민들이 정말 자랑스럽다”며 감격했다. 

오후 4시에 회사를 조퇴하고 응원나온 윤옥경씨(28)는 “한골을 먹었을 때만 해도 불안했지만 선수들을 믿었다”면서 “4년전 감동이 되살아나는 듯했다”고 말했다. 연세대에 재학중인 가네무라 다이스케(23)는 “한국의 열정에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며 “한·일 모두 선전해서 아시아 축구의 저력을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희망을 피력했다. 

태극기를 망토처럼 두르고 한국을 응원한 존 머터(22·캐나다)는 “내가 경험해본 것 중 최고·최대의 축제”라며 “한국의 응원문화를 사랑하며 세계에 알리고 싶다”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미녀들도… 독특한 의상을 입은 여성들이 서울 광화문 4거리에 모인 응원단 앞에서 응원시범을 보이고 있다. 김정근 기자

전국 곳곳의 이색 응원도 눈길을 끌었다. 서울광장에는 ‘대한민국 파이팅’이라고 적힌 온통 붉은색의 ‘포니’ 승용차가 등장했다. 노정봉씨(49·자동차정비업)는 “없는 살림에 2천만원을 들여 차를 꾸몄다”며 대표팀의 승리를 기원했다. 2002년 이탈리아전의 모레노 주심 복장을 입은 고광훈씨(22) 등 5명은 “토고 퇴장”을 외치며 경기중 레드카드를 꺼내들어 박수를 받기도 했다.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에는 명랑응원문화를 창출한다며 얼마전 결성된 ‘붉은 닭’ 응원단 수백명이 닭벼슬을 머리에 쓰고 나와 눈길을 끌었다. 

‘하회탈의 고장’ 경북 안동에서는 체육관을 찾은 시민 5,000명에게 양반탈을 나눠줬고 시민들은 탈을 쓴 채 꼭짓점댄스를 추거나 탈을 머리위로 올렸다 내리는 응원으로 흥을 돋웠다. 또 과천 경마공원엔 6만여명의 시민이 몰린 가운데 선발출장 선수 11명의 이름을 단 경주마들이 1,700m 레이스를 펼쳤고 1번마 ‘박지성’이 우승했다. 

이날 광화문 일대에는 30만명, 상암경기장에는 7만명이 모여 응원을 펼치는 등 전국적으로 1백20만명이 거리로 나와 한국팀의 선전을 기원했다. 부산, 대구, 광주, 인천 등 주요도시 곳곳에서도 길거리 응원 축제가 벌어졌고 호프집, 대학교, 교도소에서도 4천8백만이 하나되어 대표팀을 응원했다. 



외국인도… 붉은악마로 변신한 외국인 노동자들이 13일 서울 영등포구 대림3동 ‘한국외국인 근로자 지원센터’ 에 모여 한국팀을 응원하고 있다. 김대진 기자

관련글 더보기